여자 제갈량 만화 쥴리엣 책방


평소랑 다름없이 루리질을 하면서 뭐 볼만한 만화 없나 하고 창작 만화 게시판을 기웃거리던 중에 발견 했습니다. 여자 제갈량 만화! 내(가 알던) 제갈량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이 만화는 제갈량이 여자라는 가정 하에 전개됩니다. 한동안 TS(Trans Sexual)라고 해서 역사적 인물이나 만화 주인공들의 성별을 바꾸는 놀이나 콘텐츠가 많이 제작됐었죠. 영국 신화시대의 임금님이나 팔 다리 쭉쭉 늘어나는 고기덕후 해적 등등이 성별이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당연히 제갈량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여자입니다. 원전의 제갈량과 비교했을 때 출사하기 전 백면서생으로 지내던 모습과 여자이기 때문에 취업이 안 되어서 집에서 백조생활 하던 모습이 은근히 잘 어울렸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로맨스와 대량의 푼수끼를 넣으니 정말정말 귀여운 제갈량이 탄생했습니다. 그림체마저 단순하면서도 동글동글해 그 귀여움을 배가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삼국지는 처음이에요.

만화는 옴니버스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순서에 관계없이 내용을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예컨대 저번 화에서 적벽대전이 나왔다면 이번 화에서는 삼고초려가 나오는 순서입니다. 정식 연재가 된다면 순차적 구성을 따를지도 모르지만 옴니버스 구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마치 족집게 과외처럼 귀여운 제갈량의 모습만 쪽쪽 빼 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 다만 옴니버스 구성을 하면 삼국지 전체 중에서 제갈량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가 한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수명이 짧아질지도 모르겠군요. 게다가 계속 옴니버스 구성으로 진행한다면 다른 캐릭터의 TS화가 불가피해보입니다. 이미 곽가와 순욱이 TS되었으며 작가 코멘트를 보아하건대 주유도 TS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인물이 TS화 되면 제갈량에 집중하기 힘드니 걱정되는 면도 있습니다.

삼국지를 소재로 한 다른 만화책들이 작품 내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보면 작가가 삼국지 관련 콘텐츠도 많이 접한 것 같습니다. 특히 ‘수경팔기’라는 설정이나 폐병에 걸린 연약한 병자라는 콘셉트를 보면 화봉요원과 고우영 삼국지를 연상케 합니다.

그 외에도 깨알 같이 유부녀를 밝히는 조조라던가 제갈량을 견제하는 관우, 제갈량을 싫어하는 주유 등등이 원전을 지키면서 색다르면서도 깔끔하게 재해석을 했습니다. 한번쯤 보시길 권합니다.

여자 제갈량 만화말고도 작가의 다른 작품도 괜찮습니다. 독특한 분위기의 동화풍 웹툰인데 어느 웹툰 사이트에서 정식으로 연재되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세요.


p.s
여담으로 작가는 김달1234(혹은 그냥 '김달')이라는 분인데 연상의 남자가 취향인 분 같습니다. 제갈량이 융중에 기거할 때 같이 살던 형제는 제갈균인데 오빠가 좋을 것 같다면서 제갈근으로 설정을 해놨더군요. 오히려 칠칠치 못한 누나를 챙기는 동생의 이미지 더 좋을 것 같아 좀 아쉽습니다. 그것말고도 미중년 유비, 조조라던가 손바닥에 립스틱 발색을 테스트한 채로 불화(火)자를 적어 주유에게 내미는 모습을 보아하건대 작가분도 여자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덧글

  • 신중한 기린 2014/09/02 16:32 # 답글

    앗, 뭔가 재미있을 것 같네요. 찾아보도록 할께요!!
  • 줴이 2014/09/02 18:21 #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한번 보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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