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쥴리엣 영화관


루시를 보았습니다. 음...저한테는 너무 어려운 영화였어요. 보고나서도 멍한 느낌이 강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속은 느낌


왜 속은 느낌이 들었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애초에 초능력자가 펼치는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거든요. 배급사도 그 점을 노리고 마케팅을 한 것 같았구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전혀 아닙니다. 액션을 개뿔, 오히려 액션보다 철학 영화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차라리 데카르트 선생이 강의하는 영화였다면 이렇게 속은 느낌은 없을텐데.

일단 영화의 전제가 뇌를 100퍼센트 쓴다는 것에서 시작하니 만큼 루시는 터무니없습니다. 정말 허무맹랑해요. 인간이 뇌를 10퍼센트만 쓴다는 푹 쉬어빠진 떡밥을 들고 왔으니까 말이죠. 그렇다고 영화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속은 느낌은 속은 느낌이고 영화는 SF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픽 효과나 연출, 배우들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다만 다루고 있는 내용은 좀 어렵습니다. 루시와 미스터 장의 대립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영화의 큰 주제는 모르겠네요.

그 외에도 루시는 최민식의 헐리우드 진출작으로 의미가 깊습니다. 조직의 보스라는 포스가 아주 쩔어요. 특히 한국어로 대사를 하니까 뉘앙스가 살아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의 모습이 잘 두드러집니다. 어떻게 보면 신세계와 악마를 보았다를 반반 섞은 모습? 아쉬운 점은 영어 자막이 최민식의 한국어 대사를 잘 캐치할 수 있냐는 점입니다. 극 후반에 부하에게 짜증을 내면서 명령을 내리는 장면이 있는데 영어 자막이 이를 너무 단순하게 처리해서 불안불안합니다. 그 미묘한 어조를 살려야 하는데 아쉽네요. 스칼렛 요한슨은 기대치만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뇌를 100퍼센트 쓰는 과정을 아주 그럴듯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제 수준에서는 딱히 지적할 부분이 보이지 않네요.

솔직히 뇌를 100퍼센트 쓴다는 것은 이미 잘못 알려진 사실로 밝혀졌고 뇌를 100퍼센트 쓴다는 것을 상상해봐도 초능력밖에 없는지라 내용 전개가 뻔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뤽 베송 감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철학적인 주제를 섞었는데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화가 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쉽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네요.

행여나 루시를 보러 가실 분은 이것만 기억하세요. 뇌 100퍼센트는 구라이며 루시는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덧글

  • 전뇌조 2014/09/15 13:16 # 답글

    다큐멘터리의 영화화도 괜찮을듯해요 이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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