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신부 쥴리엣 영화관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봤습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한국에서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는 부부 혹은 부부가 되려는 커플이 주인공이네요. 솔직히 주인공이 부부이든 애인이든 관계없이 저에게 로맨틱 코미디(로코)는 좀 고역입니다. 패턴이 뻔하거든요. 남녀가 만나서 서로 열렬히 사랑하다가 남녀 한쪽에 문제가 생기고 그것 때문에 싸우다가 마지막에 화해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구조가 너무 지루해요. 그 지루함을 메우려면 연출이 좋든가 개그가 빵빵 터지던가 해야 하는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도 영...

이 영화는 연출이 좀 독특합니다. 일종의 옴니버스 구성인데 각 단편을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구성입니다. 각 단편마다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구요. 예를 들어 2번 단편에 등장하는 갈등의 원인이 1번 단편인 식인데 이럴 거면 굳이 이런 구성을 차용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괜히 호흡만 끊기고 집중도 안 됩니다. 무엇보다 각 단편마다 갈등과 그 갈등이 해결되는 구조로 영화가 전개되다 보니 작품을 관통하는 큰 갈등이 없습니다. 이야기의 긴장감이 없어요. 이미 자극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저의 머리로는 영화가 너무 지루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 독특한 연출은 아니었어요.

배우들의 연기로 따지면 조정석이나 그 외 조연들은 보여줄 만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가 결혼을 하면 저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능청스러운 조정석의 연기나 강력한 주인집 아줌마 포스를 보여주는 라미란 등 딱히 흠을 잡을 필요 없는데...신민아가...신민아... 연기를 못하니 예뻐 보이지도 않고 조정석이랑 외견상으로도 어울리지 않고... 그냥 총체적난국. 신민아 말고 다른 배우를 썼으면...

마지막으로 스포일링이 될 불만 하나! 왜 로코에서는 꼭 남자가 죽일놈일까요? 이런 영화들은 으레 남자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구요. 아니 왜 남자만?? 왜 꼭 남자가 죄짓고 남자가 먼저 사과하는 거죠?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에서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닙니까? 당장 네이트 판만 봐도 남녀 관계에서 여자가 잘못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보이는데...

참 아쉬운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제가 로코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이건 그동안 봤던 로코 중에서도 하위권이네요. 다행히 기대가 크지 않아서 실망도 크지 않았습니다. 연말에는 재밌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던데 그거나 보러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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