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쥴리엣 영화관



늦었지만 쥬라기 월드 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요즘 옛 시리즈의 부활을 노리는 프랜차이즈가 종종 보입니다. 리부트를 하거나 리메이크를 하거나 프랜차이즈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제작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 돋보이는 것이 <쥬라기 월드>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입니다. 이 둘의 특징이라면 이야기를 새롭게 쓰되 리부트도 리메이크도 아니라는 점이죠. 이것과 비슷한 것을 스크림4G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전의 설정을 유지하면서 완전히 이야기를 새롭게 이어가는 것이죠.

저는 영화를 볼 때 군데군데 나온 전작들의 흔적이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두 아이들이 공원 안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1편의 팀과 렉스가 생각나서 좋았고 오웬은 그랜트 박사와 멀둔의 느낌이 나서 반가웠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는 늘 일어난다는 설정은 말콤을 연상시켰구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을 때 좋았던 것들이 남들에게는 굉장히 식상한 것으로 여겨졌던 모양입니다. 지인과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생각했던 쥬라기 월드의 장점이 단점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죠.

다시 생각해보니 쥬라기 월드는 전편에 비해 전혀 새로운 모습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공룡, 캐릭터가 나온다고 해도 전편의 연장선일 뿐이고 플롯 역시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쥬라기 월드가 전편을 답습한 진보 없는 망작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쥬라기 월드의 가장 큰 의의는 쇠락해가는 프랜차이즈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것이죠.

쥬라기 월드의 의의는 공룡 영화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괴수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개인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쥬라기 공원 프랜차이즈에 나온 공룡들은 괴수라는 느낌이 안들었습니다. 괴수라면 모름지기 엄청 거대하고,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을 지녔고, 인간보다 영악해야 하는데 영화에 나오는 공룡들은 뭔가 하나씩 모자랐거든요. 티라노사우르스는 몸은 거대했지만 적극적으로 인간을 사냥하지 않고, 랩터들은 영악하고 잔인하지만 인간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임팩트가 약했습니다. 영화 안에서도 진짜 공룡이 아니라 유전자를 조합한 키메라라고 줄창 주장하지만  괴수 영화라기 보다는 자연 재해물에 가깝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이번 영황에서는 인도미누스 렉스를 등장시킴으로써 기존에 쥬라기 공원과 확실히 구별되는 개성을 갖췄습니다.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함정을 파고 인간을 궁지로 몰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막을 수 없는 불굴의 괴수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게다가 이름부터 다른 공룡과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인도미누스사우르스 렉스'가 아니라 '인도미누스 렉스'라고 부릅니다. 도마뱀을 뜻하는 단어인 사우르스가 빠진 것이죠.

향후 나오는 쥬라기 공원 프랜차이즈는 인도미누스 렉스 같은 괴수들을 적극 활용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기존의 공룡들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도 기대됩니다. 과연 인간의 편에 설 것인지, 인간을 적대할 것인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인지. 영화 상의 묘사로는 공룡은 절대 인간의 편도 아니고 선악의 구별도 없었기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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